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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법칙"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면 이 문장을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너의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되기를 그 준칙을 통해 동시에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준칙에 따라서만 행위하라. 마치 너의 행위의 준칙이 너의 의지에 의해 보편적 자연법칙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그렇게 행위하라.
- 『윤리형이상학 정초』전집 4권 P.421
아마 다들 '너의 준칙이~'라는 부분만 듣고도 자동으로 그 뒤의 문장이 음성으로 지원될 것이다.
하지만 그 문장의 의미에 다가가기란 쉽지 않다.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되기를'이 가지는 무게를 이해하기 전에 그저 무의미한 단어의 나열로 배웠기 때문이다. 학생이었을 때는 '윤리'와 '도덕'이 가지는 실제적인 의미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은 '사회생활'이라는 정글에 내던져진 이후이다.
혹자는 죽창을 예리하게 갈기도 한다.
칸트는 '이성'을 왕좌에 앉히며 이성에 의해 주도되는 사유를, 이성의 물음을 3가지로 정의한다
1)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사변적 관심 / 지성 중심
2)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실천적 관심 / 이성 중심
3) 나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 / 향유적 관심 / 판단력 중심
각 물음은 칸트의 저서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에서 다뤄진다.
비판 시리즈의 기조는 "인간 이성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탐구"이다. '한계'와 '가능성'은 무언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사유와 대화가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경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김상환 교수는 "철학자는 상업적 활동의 법률적 조건을 따지는 변호사에 해당한다"라는 재밌는 비유를 들어 설명하며 칸트에 대해 다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게 맥락을 제공한다. 또한 책 전반에서 복잡한 형이상학적 개념을 도식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비교적 쉽게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칸트 윤리학은 선과 법의 관계를 칸트의 미학은 개체와 보편자의 관계를 유사한 방식으로 뒤집으면서 출발한다. 칸트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과거와 다르게 설정하면서 기계론적 자연관애 유기체적 자연관을 마주 세운다.
- P.25
따라서 앎이란 무엇이며 경험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답하는 길은... 현상계의 형식적 원리들, 그것이 곧 경험(인식)의 선험적 원리들이다. 그리고 그 원리들이 선험적으로 의식으로 내재한다면, 경험의 기원이나 본성에 대한 물음은 의식의 선험적 원리들을 하나하나 밝혀가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 P.36
시간과 공간은 다만 의식이 감성적으로 직관하는 형식, 다시 말해서 물자체에 의해 영향을 받아 잡다한 내용을 수용하는 형식에 불과하다.
- P.41
... 인간은 그 형이상학적 세계에서 자라나는 물음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삶의 의미를, 나아가 자연에 대한 체계적 이해를 구할 수 없다.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인식의 본성을 밝히고 그 한계를 분명히 한 궁극의 목적도 여기에 있다... 이론적 인식을 넘어서는 세계를 향해 사유의 항로를 찾는 데 있다.
- P.63
경험적 인식의 중심에 있는 것이 지성이라면, 인식의 영역 바깥으로 사유가 나아갈 때 올바른 문제를 가리키며 방향과 구도를 열어주는 것이 이성이다.
- P.65
칸트에 의해 고대의 덕 윤리는 도시적인 삶에 부합하는 의무의 윤리로 전환된다... 더 이상 이상적인 인간이 아니라 이상적인 법칙이 궁극의 물음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법칙이란... 개인에게 자유를, 사회에는 정의를 허락하는 법칙이다.
- P.103
초월론적 자유라는 개념은 두 세계의 구분에 근거한다. 현상계와 예지계를 구분하는 연장선상에서 자연의 인과성과 대립하는 자유의 인과성을 설정하고, 그 새로운 인과성을 유발하는 능력을 초월론적 자유라 부르는 것이다.
- P.115
이른바 선진국이란 도덕성의 추구가 행복의 추구로 이어지는 사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역사적 진보란 도덕성과 행복의 거리가 점점 더 좁혀지는 과정, 다시 말해서 최고선의 이념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P.143
구체적인 사례에 의지하여 개념의 높이로 도약할 때 학생은 기쁨을 맛본다... 사례는 독자적인 사고 능력이 아직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 추상적인 세계를 홀로 걷지 못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도구다.
- P.182~P.183
숭고 체험은 예술작품보다는 주로 야생의 자연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크기를 대상으로 한다. 숭고 체험의 객관적 조건은 엄청난 스케일, 상상력을 초과하는 압도적인 크기나 힘에 있다... 그렇다면 숭고 체험의 주관적 조건은 무엇인가... 첫 번째 조건은 판단 주체가 무능력과 상실을 경험해야 한다는 데 있다... 두 번째 주관적 조건은 추상적 사유, 다시 말해서 '이미지 없는 사유'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 P.214~P.215
[해당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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