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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효용성, 자기책임의 원칙은 누구를 위한 것?"
효율적 계약파기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계약이 이행되는 것과 이행되지 않는 것은 효용성의 관점에서 따져볼 문제일 뿐 도덕적인 비난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쉬피오는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경우에만 약속을 지키는 세상이라면 말이라는 건 이제 아무런 가치도 지니지 못할 것"이고 "이런 사회에서는 가장 약한 사람들이 가장 높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며 이에 따라 약자들은 정치가의 말을 조금도 신뢰하지 못하고, 법률에도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법의 제도적 기능은 "각자의 행위가 상식을 벗어나지 않을 수 있는 기준"으로서의 역할인데, 효용성이 기준이 된다면 결국 힘의 원칙만이 가치를 가질 것이다.(84-85)
전문성을 띤 각 관할당국이 그 관할당국 내에서 계약을 보장하게 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계약에 담긴 합의라는 힘이 더 이상 법질서의 제약을 받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사회질서를 세울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102)
자기책임의 원칙을 들어 우월적 지위에 있는 한쪽 당사자와 다른 쪽 당사자를 대등하게 봄으로써 결과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쪽의 손을 들어주는 데 기여한 다수의견의 방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118)
...
은행 등 금융기관과 금융상품 거래를 하는 고객은 그 거래를 통하여 기대할 수 있는 이익과 부담하게 될 위험 등을 스스로 판단하여 궁극적으로 자기의 책임으로, 그 거래를 할 것인지 여부 및 거래의 내용 등을 결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자기책임의 원칙은 장외파생상품 거래와 같이 복잡하고 위험성이 높은 거래라고 하여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자기책임의 원칙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일반적인 금융상품인지 위험성이 더 높은 금융상품인지를 구별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125)
- 판결과 정의 : 대법원의 논쟁으로 한국사회를 보다 / 김영란 / 창비 / 2019
- 쉬피오 : Alain Supiot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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